Tuesday, September 27, 2011

지난 월요일(11/09/26)은 "안동-임하댐 연결공사 TK" 사업 낙찰자가 결정되는 날이었다.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대전 수자원공사에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고, 3개 컨소시엄이 모두 모인지라 개찰을 기다리는 사람은 약 80명이나 되었다. 그중에 삼성-도화 컨소시엄이 약 30명....
오전에 행정절차를 마쳤고, 기술점수 및 가격점수 등을 종합하여 21:00에 낙찰자를 발표한다고 한다. 우리는 점심부터 소고기로 배를 채웠고...물론 미국산(ㅡ.ㅡ)이지만...난 고기를 반찬으로 먹는 습관이 있으니....
어째던 점심을 먹고, 특별히 할일이 없어서 대전 둔산 시내로 나가 최종병기 활이란 영화를 봤다. 얼마만에 보는 영화인지...ㅎㅎ. 다른 이들은 시간을 때우려고 스크린 골프를 치는 이들도 있었고, 당구장에 가는 이들도 있었고, 가까이 위치한 유성온천에 가는 이들도 있었다.
난 조경분야 PM인 우소장님과 활을 보러 갔는데, 대낮에 양복을 입고 영화관을 들어가니, 회사에서 짤린지 1주일차 되는(부인한테 말못하는) 사람 같았다....3~4주차는 PC방, 그 이후는 공원 배회...라는 둥 하면서...
최종병기 활! 가슴뭉클한 장면도 몇군데 있고, 울컥하는 장면도 있고, 웃긴 부분도 있고....
찡한 부분은 동생을 뒤늦게 찾아와.."미안하다. 늦어서..."
명대사는 "활은 바람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말....
나중에 아내와 같이 한번 더 봐야겠다.ㅎ

영화를 보고나서 둔산 시내 노천에서 우소장님과 커피 한잔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이야기 중에 영화보다 더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는데,....
우소장님이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조경분야이다 보니, 조경계획안을 발주처에 설명을 하면, 그것에 대하여 이해하고 오케이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조경계획안을 설명하면, 발주처는 "음...이거 말고, 다른 안은...?"하고 퇴자를 놓기 일쑤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안을 다시 만들다 보니 50번도 넘게 새로 했다고 한다. 뭐 조경파트는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예술적인 부분야에 가깝다. 사실 계획을 세울때 기술적인 부분은 최종 결정되기까지 계속 분석해야함이 옳다. 과거에야 어느 조건에만 충족되면 됐지만, 이제는 그런시대가 지나서 더 좋은 안이 세워지기까지 계속 분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수십번에서 수백번에 이른다.. 나의 경우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는 약 2,000번 정도 모의한것 같다.....
어째든, 우소장이 계속 이야기 하길...발주처는 계속 퇴자를 놓는데, 그 이유를 딱 고집어 말하지도 못한다고 한다...다른 안은 없냐고 하면서...

결국 예술적인 부분은 지극히 그 사람의 문화적 수준만큼만 이해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화적 수준만큼의 이해....그 때 나는 그 말이 마음속 깊히 각인 되었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담당하던 분야를 설명하기가 너무나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보고를 받는 자의 기술적 수준만큼의 이해 때문이라고 보면 될것 같았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예술적 수준만큼의 이해, 기술적 수준만큼의 이해...가 있듯이, 우리의 영성에 따라 느껴지고, 감화되는 것이 절대적으로는 다를 듯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는 늘 충만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 늘 듣는 이야기 아닌가....우리들은 주님의 쓰임새에 따라 만들어졌으니...그릇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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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주처로 돌아가고 있는데, 그곳에서 연락이 왔다. 예정시간보다 이른 18:00쯤 발표할것 같다고....다시 사람들이 모인 곳에 함께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가...
드디어 발표를 했다.

"삼성-도화 컨소시엄 낙찰...."

모두들 너무나 좋아하였다. 사람들 모두가 얼싸안고, 고생했다고 하면서....
근데, 난 좋다기보다는 일하면서 힘들었던 고통들이 다시 상기되어....그리 썩 좋지만은 않았다..몇 개월간의 고생한것들에 대한 보답이라기 보다는 그냥....힘들었다.
어째던 모두들 좋아하고,..우리와 경합을 벌이던 상대사들은 풀이 죽어 그냥 삼삼오오 그냥 차에 타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저녁을 먹기위해 대전 시내에 있는 식당으로 갔는데, 저녁도 소고기다...이번엔 한우...
난 점심과 마찬가지로 반찬으로 먹고, 맛은 훨씬 좋았다. ㅋㅎㅋㅎ
모든 사람이 들뜬 마음에 술을 마시며 취하는 동안, 나와 우리 수자원분야 PM과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서 대기하고 있던 우리 가족들 일행들과 기쁨을 나눴다. 부서 전체가 좋아하고, 고생했다고 하고 그랬다.
사실은 이거 낙찰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설계사인 우리는 시공사(삼성)의 하도로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붙으나 떨어지나 별 큰 차이는 없다. 뭐 어째든 낙찰되었으니, 우리 회사가 인정받은건 좋고,...
분야별로는 수자원, 토질, 지반, 측량, 공사관리는 몰표를 얻고, 기계는 동률, 전자통신은 지고...
최종은 압도적으로 승리한것이고, 무엇보다도 내가 속한 수자원이 몰표로 이긴것은 기분 좋은일이다. 무엇보다도 잘할수 있도록 함께해주시고, 지혜주신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

올해는 벌어지는 일들이 예년과 다르게 순탄치 않은 것 같다.
올해 말씀은 "여호와께서는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시며 자기의 소유를 외면하지 아니하시리로다. 시 94:14"이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 대전 수공본사에서 3개월 반정도 생활을 했고, 올라오자 마자 턴키 합동사무소에서 하고 있는 일과 동시에 안동-임하 연결사업 분석을 하였고....
그 와중에 10년간 같이 일해오던, 삼촌같고, 친구같은 ○○○ 상무님이 프로젝트가 정치적으로 엮이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안동-임하 턴키하면서 극한 고통까지 맛봤고....낙찰되었고,...

이 모두가 주님의 계획안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믿고, 알아야 한다...
또한, 올해 3개월 남았는데,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지금 옆에서 아내는 회사의 잔업을 하고 있는데, 난 간만의 여유로움 속에 글을 적는다....
턴키로 지친 몸이 혹시나 염려되어 전에 예약해 놓았던 병원에 내일 아침 일찍 가려고 한다....
그냥 생각나는데로...혹 잊혀질까 적는다.....

2 comments:

Oldman said...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정열을 쏟으시더니 결국은 해 내셨네요.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회사들과 경합을 벌여 이기신 일이니 전국최고의 엔지니어로 공인되신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

건강진단결과는 좋으셨는지?

Kris said...

2003년에 갑상선항진증 때문에 8개월간 병원을 다닌적이 있거든요.
이번에 몸이 너무 고되서 혹시나 해서 진료 받았는데, 이상없다고 합니다.^^*